미국 이야기/미국 일상

한국에서는 알지도 못했던 미국의 Easter 즐기기

얌얌외노자 2022. 6. 30. 13:32

 

미국인들은 festival이나 행사를 참 좋아하는 것 같다.

3월에는 Saint Patrick's Day가 있었는데 병원 게시판에도 초록 초록 꾸며놓고, 출근하는 날 거리에는 미국 사람들이 초록색으로 코스튬을 하고 돌아다니길래, 순간 저거 미국 건가?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아일랜드에 있을 때 Saint Patrick's Day에 미쳐있는 아이리시들을 경험하고도 미국 사람들에게 속을 뻔한 것이다..ㅋㅋㅋㅋ

그날 출근해서 A 간호사가 Saint Patrick's Day 때 일한다고 아쉬워하길래 미국 애들한테 너네가 왜 Saint Patrick's Day 기념하고 코스튬하고 그래? 물어보니까 ㅋㅋㅋㅋ

한 미국인 애가 "아무 이유 없어, 미국인들은 그냥 festival에 미쳤어 ㅋㅋㅋㅋidiot " 하는데 미국애가 그렇게 말하니 너무 웃겼다.

본인들도 알고는 있구나 생각함 ㅋㅋㅋㅋ

 

3월에 Saint Patrick's day는 가고 4월은 이스터다!!!

나는 교회를 다니지 않아서 한국 다닐 때는 정말 몰랐음..... 그런데 미국은 이스터가 큰 행사 중에 하나인 것 같다.

우선 마트에서부터 이스터가 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마트 한 섹션이 토끼들과 플라스틱 계란으로 한가득 채워진다.

 
 
이스터 에그이스터 에그이스터 일회용 접시
이스터가 다가오면 마트에서 파는 각종 관련 물품들
 
 
케이크케이크케이크
이스터 관련 케이크
인형인형
이스터 관련 인형

 

교회를 다니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 건가?

내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종교적인 의미도 있지만 그냥 무언가 파티하고 기념하고 이런 걸 좋아하는 미국인들의 특성 때문인 것 같다.

 

4일 동안 연달아 내가 봤던 90살 할머니 병실에 토끼와 달걀들이 담긴 바구니가 있었다.

할머니에게 물어보니 손녀가 이스터라고 전날 만들어 왔는데 하루에 하나씩 계란을 열어보라고 했다고 한다.

어제 하나 열었고 오늘 계란 하나를 또 열어봐야 한다고 해서 같이 열어봤다.(So sweet 귀여운 할머니🧡)

너무 아기자기하고 그 손녀가 할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이 예뻐서 할머니에게 허락을 구하고 사진을 찍었다.

전부터 이스터만 되면 왜 토끼와 달걀인지 궁금했는데 찾아보니 Easter bunny(토끼)는 new life에 상징이고 달걀은 rebirth, new life에 상징이라고 한다.

Easter bunny는 종교적인 연관성은 없지만 easter bunny가 계란을 가져다주는 설정인듯하다.

 

이스터 버니, 이스터 에그이스터 에그
내 환자 중 한 명의 손녀가 할머니를 위해 가져다준 것들

 

어제 하나 오늘 하나 열었던 플라스틱 계란.

전 날 열었던 계란에는 오른쪽에 보이는 말랑말랑한 공이 들어있었고,

당일 열었던 계란에는 이런 풀 같은 게 들어있었다. 손녀가 이걸 왜 계란 속에 넣었을까 할머니랑 나랑 추측했는데... 저 가운데 보라색 꽃을 할머니한테 보여주고 싶었나 보다! 하고 의미 부여를 했다.

 

풀
무슨 의미였을까? 정말로?ㅋㅋㅋ

 

우리나라 뽑기 같은 개념.

그 안에 물건을 넣어두거나 쪽지를 넣어두거나 해서 자기들끼리 소소한 게임? 놀이를 하는 것 같다.(아래에서 얘기할 Easter Egg Hunt)

위에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엄청 의미 있거나 좋은 걸 넣어두는 게 아니라 그냥 정말 아무거나 넣어 두는 것 같다.

꽝 수준에 달걀이 많음....

 

Easter Egg Hunt

전에 병원에서 일할 때였다.

매니저가 이스터 주가 시작되면 병동 곳곳에 달걀을 숨겨놓는데 달걀 겉에 데이와 나이트를 구분해서 적어놨다.

데이는 데이 꺼만 찾고, 나이트는 나이트 거만 찾을 수 있는 우리만의 rule.

med room에도 여기저기 숨겨두고, supply room에도 여기저기 숨겨두고, 복도와 환자 방을 제외한 간호사들만 갈 수 있는 곳에 숨겨두는데, 애들이 출근하자마자 일 안 하고 그 달걀 찾으러 돌아다닌다ㅋㅋㅋㅋㅋㅋㅋ

일 안 하니 친구들?? 생각하면서도 나도 눈으로는 달걀을 찾고 있는 웃기는 상황.

 

다른 달걀 속에는 초콜릿이나 사탕 등등이 들어있었고, 황금 달걀 속에는 병원 cafe $5 바우처가 들어 있었던 것 같다.

매니저가 데이 황금 달걀 한 개, 나이트 황금 달걀 한 개 숨겨놨는데 그 한 개를 내가 찾았다!!!!!!!!

Supply pyxis 안에서 발견함.

 

황금달걀
내가 찾은 황금 달걀!

 

아무것도 아닌데 그날 기분이 너무 좋았다.

전체 인계하면서도 나이트 황금 달걀 찾았냐고 물어보고 내가 찾았다고 알려주는데 뭔가 뿌듯 어깨 으쓱으쓱 ㅋㅋㅋㅋ

 

Easter Potlock

 

그리고 미국에 왔던 2019년에는 이스터라고 우리끼리 파트락을 했다. 난 교회도 안다니는데 ㅋㅋㅋㅋ

냅킨도 깨알 해피 이스터! 그냥 파트락 하고 싶었는데 명분이 필요했었던 것 같음.

 

음식
이스터 파트락

처음에는 이런 거 왜 하나 했었는데, 이제는 미국에 이런 소소하고 유치한 놀이(?)가 슬슬 재밌어지기 시작했다.

오늘 들렸던 스벅에도 이스터 카드가 있네 ㅋㅋ

 

스타벅스 카드스타벅스 카드
이스터 기간에 파는 스타벅스 기프트 카드
 

하여튼 재미난 미국이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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