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탕 미국간호사로 살아남기

미국 간호사 물품 카운트? 쓰고 버리자!

얌얌외노자 2022. 6. 22. 18:39

 

한국은 출근시간이 참 애매하다.

인계 시작 전에 카운트를 해야 해서 신규 간호사들은 1시간씩 일찍 가는 사람들도 있고, 평균적으로 30분 정도 일찍 출근하는 것 같다.

나 같은 경우도 신규 때는 50분 정도 일찍 출근해서 카운트하고 물품 채웠고, 신규를 벗어나고도 대략 30분 정도 일찍 출근했다.

나보다 연차가 더 높았던 선생님들은 뭐 인계하기 5-10분 전쯤 출근했던 것 같음. 부럽...

물론 그 선생님들은 나보다 더 힘들고 빡센 신규 생활을 하신 게 분명하지만....

(사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신규에 대한 처우가 개선되고 있음은 분명하다... 라떼와 지금을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인데 내 위 선생님들이 보기엔 얼마나 할만하다 생각할까 ㅋㅋㅋ 신규 간호사가 체감하기에 조금 느릴 뿐 ㅋㅋㅋ 하지만 제도적으로나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훨~~~~~~씬 더 많이 남았다는 거)

그럼 일찍 출근했다고 돈을 더 주나???? 아니지...

근무를 하려면 우리에게는 인계 시간이 필수인데 왜 그 인계 시간과 물건 카운트하는 시간은 근무시간으로 제대로 인정을 안 해주는 것일까??!!!

일은 시키고 돈은 왜 안 주는지 미국에 오고 나서 그것이 얼마나 잘못된 것이고 불합리한 것인지 뼈저리게 깨닫고 있다. 도대체 언제쯤 개선될까.... 하...

일한 만큼 월급으로 받으려면 우선 출퇴근 시간 기록부터 해야 할 것 같은데.. 과연 직원들에게 돈 쓰는 거 싫어하는 우리나라 병원들이 저것을 도입할까?? 글쎄..

미국에서 출근 시간

 

미국은 출근 시간 7분 전부터 클락인이 가능하다.(출근할 땐 클락인 퇴근할 땐 클락아웃!)

나는 일반 병동에서 일하고 있어 7시 기준으로 12시간 교대 근무를 하고 6시 53분부터 클락인 할 수 있다.

인계가 7시 시작인데 53분에 출근이라니???!!!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미국에는 카운트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모든 물건은 거의 일회용으로 쓰고, 물품은 쉽게 말해 물품 팀에서 채워준다.

Infusion pump나 SCD pump 같은 경우에는 병동 물품이 아닌 병원 물품으로 관리하기에 병동별로 카운트할 필요가 없다.

쓰고 나서 정해진 장소에 가져다 놓으면 관리부서가 수거해가고, 일정 시간마다 라운딩 하면서 없는 물건들을 채워 논다.

어찌 보면 이게 당연한 건데 왜 한국에서는 이런 모든 일을 간호사가 하고 있는 건지 화가 난다. 그럼 돈을 더 주던가!!!

신규 때 응급실에서 일하며 폴대까지 넘버링해서 카운트하는 게 제일 어이가 없었고 지금 생각해 봐도 제일 어이가 없음. (입원 환자들 때문에 응급실에서 병동 입원 후 폴대를 안 가지고 내려오는 경우가 있어서 없으면 입원한 병동 올라가서 찾아내려 오곤 했었는데, 병원 전체로 물건을 공유하면 이럴 필요가 없는 건데 도대체 왜 이렇게 하는지 이해가 안감)

 

일회용으로 쓰고 버리는 것들

 

하여튼 서론이 너~~~~무 길었다.

이 글을 쓴 이유는 미국은 출근 전 카운트를 안 하고 거의 모든 물건을 일회용으로 쓰기에 물건 찾으려고 쓰레기통 뒤질 일 없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아래 있는 모든 물건들은 현재 병동에서 사용 후 그냥 버리면 되는 물건들이다.

가위, 포셉가위
Suture removal tray(왼쪽), Scissor (오른쪽)
 
 
Skin staple extractorMosquito
Skin staple extractor(왼쪽), Mosquito(오른쪽)
 
 

근데 이런 건 정말.. 한 번 쓰고 버리긴 아깝긴 함.

Straight cath trayFoley cath tray
Straight cath tray(왼쪽), Foley cath tray(오른쪽)
 
 

 

한국에서는 넬라톤 세트랑 폴리 세트도 쓰고 나면 CSR 소독 내리고 다시 쓰고 했는데, 여긴 뭐 쓰고 나서 싹 다 그냥 버리면 된다.

그리고 트레이 안에 필요한 모든 구성품이 들어있어서 사용하기에 너무 편함.

 

Tele cables
Tele cables

이건 Tele box에 쓰는 Tele cables.

이것도 뭔가 일회용으로 쓰기 아깝단 생각이 들긴 했는데 그런 나의 마음을 아는지 굳이 Disposable이라고 라벨링 되어있다.

Ice bagHot pack
Ice bag(왼쪽), Hot pack(오른쪽)
 
 

일회용의 천국 미국답다!

미국인의 삶의 사고방식 자체가 아끼는 것에 개념이 없는 듯하다. 부족하게 살아본 적이 없어서 그런가..

때문에 한국에서처럼 물건을 아껴야 한다거나, 물건을 쓰레기통 뒤져 찾아야 한다거나 할 일은 절대 없다.

그래도 난 그 와중에 일하면서 소심하게 물건 아껴 쓰고 일회용품 덜 사용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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