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탕 미국간호사로 살아남기

미국 간호사로 일하며 느낀 문화차이, 컬쳐쇼크 1 - 나는 누구? 여긴 어디?

얌얌외노자 2022. 6. 22. 18:58

 

미국에 와서 아 정말 한국이랑 다르다고 느낀 게 참 많다.

그런 부분을 차례대로 포스팅해 볼까 함! (지극히 주관적인 컬처 쇼크!!)

그중에 단연코 1번은 바로 병원에서의 음료와 간식들의 개념이다.

한국병원에서는 환자에게 탄산음료를 주지 않는다.

약을 먹을 때는 물과 먹어야 한다. 병원이 아닌 집에서도 약 먹을 때 콜라 먹으면 엄마한테 등짝 맞을 수도 있다 ㅋㅋㅋㅋ

그래서인지 미국 병원에서 일했던 첫날에 기억이 강렬하게 남아있다.

조지아에 '서든 액센트'에 늪에서 헤어 나올 수 없던 첫날이었다. 사실 2년 동안 일했지만 그래도 헤어 나오지 못하고 조지아 생활을 마무리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사투리라고 해야 하나.. 하여튼 그동안 내가 배운 영어가 맞나 싶을 정도였고, 조금 과장하자면 쟤네가 말하고 있는 언어가 영어가 맞나? 싶었다.

그래서 특히 초반에는 내 귀에 들리는 문장 하나하나를 내가 제대로 들은 것이 맞나 의심하며 들었다.

쉬운 이해를 위해 대화체로 쓰겠음!

환자: 나 콜라 좀 줘!
나: 응 안돼! 약 줄 꺼여서 물 가져다줄게!
프리셉터: 응?? 아니야 콜라 줘도 돼! 가져다줄게.

콜라 가지러 이동

나: 약 먹는데 콜라를 줘도 돼??
프리셉터:응 그게 왜??
나:????

서로를 이상하게 생각했던 첫날 ㅋㅋㅋㅋ 그래서 환자들에게 약을 줄 때 레스토랑 알바생이 된 기분이다 ㅋㅋㅋ

 

나: 뭐 마실 거 필요해??
환자: 응 뭐뭐 있는데??
나: 사과주스, 크랜베리 주스, 포도주스, 오렌지주스, 콜라, 사이다, 진저에일..... 물론 물도 있고.....

아래 사진에 모든 것들이 환자들을 위해 병동 키친에 구비되어 있는 것들.

냉장고사과주스
병동 내 환자들을 위한 각종 음료와 주스가 구비된 냉장고(왼쪽), 사과주스(오른쪽)
 
 
 
 
크렌베리주스우유
크렌베리 주스(왼쪽), 우유와 애플소스(오른쪽)

 

아침마다 커피를 찾는 환자들도 많다.

이제는 두 번 왔다 갔다 하기 싫어서 슈가와 크리머가 몇 개 필요한지도 미리 물어보는 센스가 생겼다!ㅋㅋ

 
커피머신
환자들을 위한 커피..

스낵을 찾으면 수프나 시리얼도 가져다줘야 하고, 크래커에 피넛버터 발라 먹는 것도 너무 좋아하고 (피넛버터 같은 경우에는 당뇨 환자들에게는 안 줌)

씨리얼피넛버터크래커
스프, 씨리얼(왼쪽), 피넛버터(중간) 및 크래커(오른쪽)

푸딩도 종류별로 많고,

푸딩
각종 푸딩

이것은 샌드위치 박스!

스낵이 아니라 시술이나 수술 때문에 밥을 못 먹었는데 식사 트레이를 받을 수 있는 시간이 지났을 경우 요것을 가져다준다!

 

런치박스
런치박스라고 부름

냉동실에는 아이스크림도 있고, 환자들을 위한 냉동음식도 있다.

바닐라아이스크림냉동음식아이스크림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냉동음식 그리고 팝씨클

 

이것도 초반에 내가 겪었던 에피소드.

환자가 팝씨클을 가져다 달라는데 팝씨클이 뭔지 몰랐음...

병원에서 환자에게 아이스크림이든 하드든 주는 것도 신기했고, 한국에서 그런 일이 없었기에 팝씨클이 과일 맛 하드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다.

팝씨클은 과일 맛이 나는 저런 하드를 지칭하는 것 같다.

이것을 몰랐던 나는 환자와 스무고개를 시작함 ㅋㅋ

환자: 나 팝씨클 하나만 줘.
나:팝씨클이 뭐야??

환자: 팝씨클 몰라?

나: 응....

환자: 과일 맛나는 거 있잖아

나:(음식이구나) 응 그게 뭐야??

환자: 아니 과일 맛 나는 건데 팝씨클 몰라?? 차가운 거

나: 주스 말하는 거야??

환자: 아니 주스가 아니야, 팝씨클!

나:(차가운데 주스가 아닌 과일 맛 나는 거....)

 

그런데 환자가 절대 아이스크림이라는 힌트를 주지 않았음.. (아이스크림과 구분해서 사용하는 듯)

이렇게 스무고개를 통해 팝씨클에 존재를 알게 되었고 내가 팝씨클을 들고 돌아왔을 때 환자와 둘이 기뻐했던 재밌는 기억.

환자는 자기 간호사가 드디어 팝씨클을 알아들어 먹을 수 있게 되어 기뻤던 거겠지 ㅋㅋㅋㅋㅋ

가끔 일하다 보면 내가 지금 레스토랑 알바를 온 건지 병원에 일하러 온 건지 싶은 날이 있다...

이제는 나도 환자들이 원하는 대로 콜라에 약을 주는 미국 간호사다!!

 

 

이어서 2편에서⬇️⬇️⬇️

 

미국 간호사로 일하며 느낀 문화차이, 컬쳐쇼크 2 - 신발 없이 생활하기 병원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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