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탕 미국간호사로 살아남기

미국 간호사가 생각하는 미국 간호사의 단점

얌얌외노자 2022. 6. 18. 20:24

미국 간호사라고 다 좋지만은 않다.

 

(장점편은 여기에서!!)

 

미국 간호사가 생각하는 미국 간호사의 장점

한국에 많은 간호사들이 미국 간호사 현실에 대해 정확히 알고 오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생각하는' 미국 간호사의 장점과 단점을 써볼까 한다. ​ 1. 간호사 일만 하면 된다. 너무나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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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는 너무나 가고 싶은 곳이지만 (나에게도 그랬고) 이곳에서 일하는 데 분명히 단점이 존재하기에 장점만 생각하고 오면 너무 힘들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그만큼 더 크니까. 현실을 알고 오시길!!!

그런 의미에서 내가 생각하는 미국 간호사의 단점.

1. 언어 문제 및 문화 차이

 

이건 미국 간호사의 단점이 아니라 미국에서 일하는 나 같은 (한국 출신) 간호사의 문제인 것 같다.

하지만 나에게는 가장 큰 단점으로 여겨지는 부분.

언어와 문화 차이.

모국어가 아니기에 그리고 한국에서 학교 다 다니고 직장 생활까지 한 내가 원어민처럼 말할 수는 없다.

간호사나 의사들이랑은 어차피 환자 얘기를 하기에 이 부분은 조금씩 익숙해지는 것 같다.

내가 가장 아쉬운 부분은 환자와 보호자와의 의사소통.

환자들과 라포 형성을 위해 어느 정도 잡담(?)을 하며 치료적 관계를 형성하는데 미국도 비슷하다.

그 누가 미국은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나라라고 했나?

처음 보는 나에게 결혼은 했냐 애기는 있냐(결혼 안 했다니깐요??) 남자 친구는 있냐 폭풍 질문들을 쏟아내는데...

업무적인 대화보다 이런 일상생활에 대한 대화에서 한계를 느끼는 게 나 스스로 조금 많이 아쉽다.

또한 한국말로 설명하면 더 자세히 더 잘 설명할 수 있는 부분들을 영어라는 이유로 말이 자꾸 짧아지고 기본만 설명하게 되는 것도 속상하고 아쉽다.

이건 물론 내가 계속 영어 공부를 함으로 극복해 내야 하는 단점이지만.

 

문화 차이

첫 주 OT 하는데 환자 저녁 약을 주는데 콜라랑 주더라.

그래서 물어봤더니 응? 그게 왜? 되려 그런 질문을 하는 나를 이상하게 봄;;

이것도 미국의 자랑인 음료 선택의 '자유'인가 ㅋㅋㅋ

우리나라는 당연히 약은 물이랑 주고, 그 외 마실 것은 병동에서 따로 주지 않으니 물이랑만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이게 어찌 보면 고정관념일 수도)

웬걸 사이다, 콜라, 진저에일, 포도주스, 사과주스, 오렌지주스, 자두 주스, 우유, 커피 마실 것만 기본 이 정도는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환자들에게 약은 뭐랑 먹을래 물어봐야 한다^^

(하지만 이제 그냥 얼음물 약이랑 같이 가지고 가서 우선 먹으라고 함, 그럼 약 먹고 자기가 원하는 음료 말하며 꼭 가져다 달라고 함)

이게 식당인지 병원인지 생각이 들기도 전에 환자분들이 시장하시면 각종 푸딩이며, 크래커, 피넛버터... 도 가져다 드려야 한다. ^^

이 사람들이 진정 치료를 받기 위해 온 것인가 먹으러 온 것인가 의문이 들 때가 종종 있다.

처음에는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그냥 그러려니 한다.

저런 것들을 한평생 먹고 살아왔는데 병원 왔다고 어떻게 한순간에 끊겠는가.

2. 향수병?

집과 한국에 대한 그리움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한국에 있으면 미국에 오고 싶고 미국에 있으면 한국에 가고 싶은. 이상한 청개구리 심보

지금 일하고 있는 병원에는 곧 은퇴를 앞두신 60 정도 되신 간호사 선생님이 있다.

한국에서 미국 남자 만나 결혼해서 미국으로 오셔서 아기 낳고 키우고 그 아이들이 다 결혼했는데도 한국이 그립다고 하신다.

그래서 은퇴 후에 한국이랑 미국 왔다 갔다 하며 육 개월씩 살고 싶다고 하시던데... 여기에서 자리를 잡고 아이를 낳고 가족이 생겨도 한국에 대한 그리움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생각했다.

첫 2년 미국에 와서 개인적으로 심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나는 가족들과 친구들이 내 생활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유형의 사람으로 혼자 떨어져 생활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

지금도 종종 그런 생각이 들지만 이제는 그냥 돌아가고 싶으면 한국으로 돌아가지 뭐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되려 마음도 편하고 원할 때 한국에 갈 수 있으니 그런 심적으로 힘든 부분이 덜 해지긴 했다.

나름 여행도 많이 다니고 어학연수 경험도 있어서 외국 생활에 나름 잘 적응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여행객이 아닌 여기서 일하고 세금 내는 사람이 되니 느끼는 감정이 또 달랐다.

미국 사람들 사이에서 작은 아시안으로 살아가는 게 쉽지만은 않지만 그렇다고 못할 것도 없다!

3. 조금 더 포괄적인 '간호업무'

미국은 간병인 개념이 없다.

그래서 간호사에 업무가 조금 더 포괄적이다.

환자 케어라는 공통된 업무이긴 하지만 사실 한국에서는 기저귀를 갈거나 환자 체위변경 식사보조 같은 건 간병인들이 많이 하지 않았나.

손이 없거나 하면 도와주긴 했지만.

근데 미국은 간병인이라는 개념이 없어서 그런가 간병을 포함 간호행위는 간호사가 해야 한다.

CNA나 PCA들이 있긴 하지만 그들도 환자를 10-15명까지 배정받기 때문에 다른 일하고 있으면 환자들 못 도와준다.

그래서 사실 한국에 있을 때보다 환자 기저귀 더 많이 간다.

진짜 많이 갈아본 날은 하루에 나 혼자 한 환자만 7번 갈아본 적 있다.

근데 내 환자 중에 한 명만 좀 손이 많이 가는 환자면 괜찮은데, 다 손이 많이 가면 미칠 것 같다. 소리 지르고 싶음.

기저귀 갈고 체위 변경하다가 근무가 끝남ㅋㅋㅋ

친한 언니랑 하는 말이 우리 진짜 여기 기저귀 갈려고 그 많은 돈 주고 영어시험 패스하고 왔냐!!라고 푸념할 때가 종종 있다....

근데 그 와중에 치매 환자 있거나 섬망 증상 있는 환자가 있다? 하면 이 병실 저 병실 뛰어다니다가 집으로 뛰어가고 싶은 적이 몇 번 있었다.

또 한 번은 보호자가 자기 엄마 면회 와있는데 콜 벨을 눌러서 병실에 가봤다.

자기 엄마 기저귀 갈아야 한다는 거다.

근데 이때도 나 혼자 생각했다.

'뭐지? 나 같으면 내가 내 엄마 병문안 와 있으면 간호사한테 부탁 안 하고 내가 할 것 같은데' 근데 이것도 생각 차이일 수 있다.

그래서 알겠다고 갈아주겠다고 하는데 옆에서 진짜 하나 안 도와주고 팔짱 껴고 서서 티비 보고 있더라.

물론 대부분 보호자들은 도와준다! 그래서 저 보호자가 특히 기억에 남는 듯.

나에게는 도와줄 사람이 없어서 단점으로 여겨지지만 결국 환자 보호자 입장에서는 비용적인 문제로 미국처럼 간병인 없는 병원 생활이 훨씬 좋을 것 같다.

집에 아픈 사람 하나 있어서 간병인 쓰면 250-300만 원씩 나간다고 하던데....

조금 심각하고 진지하게 이 문제를 바라본다면 결국 병원에서 돈 써서 충원해야 하는 인력 문제를 간병인이라는 제도를 교묘하게 이용해 보호자가 그 경제적 부담을 지고 있는 건 아닐까 싶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미국 간호사라고 다 좋은 것만 있고, 마냥 일하기 좋기만 한건 아니다.

장사꾼들의(?) 듣기 좋은 말들만 듣고 와서 실망하지 말고 미국 간호사의 단점들도 잘 인지하시고 준비하고 미국으로 오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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