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탕 미국간호사로 살아남기

미국간호사 되기, 일하며 엔클렉스와 아이엘츠 준비 가능할까? - 나의 경험

얌얌외노자 2022. 6. 15. 22:22

 

다른 글에서도 몇 번 언급했던 것 같은데... 초록창에서 내가 유일하게 활동하는 간호사 카페가 있다.

나도 그 카페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기에, 지금 상황에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은 조금이라도 답해주려고 한다. 누군가에게 아무 대가 없이 받았던 호의.

카페에서 글을 보다 보면 이런 질문이 굉장히 많이 올라온다!

엔클렉스 병원 다니면서 가능할까요?? 아이엘츠 3교대하며 가능할까요??

여기에 정답은 없다고 생각하고, 당연한 얘기지만 이건 사람마다 다르다. 그래서 그냥 내 개인적인 의견과 경험을 공유할까 한다.

 

NCLEX

 

다른 글에서 언급한 적 있지만 처음 엔클렉스를 준비할 때는 미국에 가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임상 경력이 쌓이면서 익숙해지는 병원이 조금 지루해질 찰나에 친한 친구가 추천해 줬고, 나중에 대학원 갈 때 자기소개서에라도 한 줄 쓸 수 있겠다 싶었다.

그리고 믿기 힘들 수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사실 공부였다.​

병원일에 익숙해지기 시작하니 신규 때만큼 공부하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 나 스스로 멍청한 간호사가 되어가는 느낌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무언가 스스로 채찍질하기 위한 수단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작은 결심과 변화가 결국 나를 미국으로까지 보낸 것 아닐까 싶다.

하여튼 나는 엔클렉스에만 1년 정도 투자한 것 같다. 처음 시작할 때는 미국에 가기 위함이 아니었으니 조급하거나 서두르지 않았고 그럴 이유도 없었음.

그래서 정규 강의도 다 듣고(한 번 천천히 쭉 듣고, 성인 간호학은 빠른 배속으로 한 번 더 들었다), 문제 풀이도 다 듣고, 기출까지 다 듣고 시험을 봤으니.

약간 꼭꼭 씹어 삼켜서 천천히 소화시키며 공부한 느낌.

막판에 시험 날짜를 잡고부터는 하루에 정규 강의 빠른 배속으로 해서 두 개씩 다시 들으며 노트 정리하고 복습하고, 나이트 끝나고 나면 잠깐 자고 일어나 2-3시에는 공부하러 카페로 갔던 것 같다.

아마 20대 중반에 젊은 나이였기에 체력이 뒷받침해 줬던 것 같기도 하다. 누군가 물어보면 정말 열심히 했다고 고민하지 않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었던 시기다.

그래서 엔클랙스는 신규 생활 벗어난 간호사라면 충분히 일하면서 같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조금의 여가 생활과 친구들 만나는 시간을 공부에 양보해야겠지만 그렇다고 수험생처럼 다 버리고 거기에 몰입해야 하는 정도에 시험은 아닌 것 같다.

이미 국시 패스하고 간호사 경험이 2-3년 있다면 그동안에 경험 덕분에 엔클렉스 공부가 조금 수월하고 재밌다고 느껴진다.

정규과정, 문제풀이 과정, 기출 과정까지 모두 들었는데 개인적으로 문제풀이 과정은 굳이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안 들어도 될 것 같음.

정규를 듣고 기출을 들으면 시간은 많이 걸리지만 시험 유형이나 시험에서 주로 언급되는 내용을 반복학습으로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을 것 같은 장점이 있고, 만약 정규를 듣지 않고 기출만 듣는다면 시간은 절약되겠지만 문제 파악과 내용 습득에 과도한 스트레스를 짧은 시간 동안 받아야 할 것 같다.ㅋㅋㅋ

경력이 2-3년 정도 있다면 정규 강의도 빠른 배속으로 들으며 중요 내용 캐치할 능력들이 이미 있으니, 정규를 듣고 기출을 듣는 것을 개인적으로 추천!!

 

IELTS

 

엔클렉스를 본 의도와 달리 정말 미국을 가자 결심하게 되면서 아이엘츠를 시작했다.

내 블로그에 다른 글에서 볼 수 있듯이 나는 특히 스피킹에 정말 많은 시간과 돈과 노력을 들임.

결국 막판에는 정신적으로 너무너무 힘들어서 에이전시와 상의하고 병원을 그만뒀다.

​쉬는 날 학원도 다니고 과외도 하고, 그런데 내가 결국 병원을 그만둔 이유는 일하며 하기 힘든 것보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가장 큰 이유였다.

엔클렉스는 일하면서 할만해!라고 말하는 반면 아이엘츠는 글쎄라고 하는 이유는 내가 그랬기 때문이겠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아이엘츠 스피킹 점수만 남은 시점에 내 스트레스 관리를 실패했기 때문 아닌가 싶다.

매달 반복되는 시험 자체도 스트레스였지만 돈과 내 시간 내 에너지 모든 것을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엄청났다.

매번 성적표를 확인하고 나서 느끼는 좌절감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자존감은 바닥이었다. 이렇게 원하는 영어 점수도 못 받는데 무슨 미국에서 간호사인가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리스닝, 리딩, 라이팅처럼 내가 무엇을 틀렸고 내가 어느 정도 수준인가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수치가 없는 스피킹 시험이었기에, 내가 하고 있는 공부 방법과 지금 이렇게 투자하고 있는 시간, 돈, 에너지가 쓸모없고 무의미한 짓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받아들이고 공부를 지속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거의 매달 시험을 보면서 돈도 멘탈도 탈탈 털렸고, 지금 생각해 보면 왜 그때는 내가 아직 준비되지 않았었는데 다른 사람 말에 휘둘려 내 페이스대로 가지 못했나 아쉽다.

에이전시에서 자꾸 시험 보라고 푸시하고 시험 날짜 잡았는지 확인하고 하는 것들이 너무 스트레스라 그냥 시험을 봤던 것 같은데, 그게 되려 나에게는 독이 되어 마지막에 병원을 그만두는 원인이 되지 않았나 싶다.

결국 병원을 그만두고 압박감이 사라지고 자포자기 심정일 때 점수가 나왔다.

사직하고 5개월 지나서 점수를 받았으니 사직하고 공부에 집중해서 점수를 받은 것인지 아니면 일하며 공부했어도 5개월이 지나서 원하는 점수가 나왔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덕분에 5개월 일하지 않고 잘 쉬었고, 의도치 않게 나에게는 미국 오기 전 아주 완벽했던 5개월이었다. (물론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는 항상 있었지만)

 

 

그래서 결론은?

 

결국 글 맨 앞에서 썼듯이 이 문제는 사람마다 다르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참고할 수 있지만 결국 그 모든 것을 해내야 하는 건 '나'이기에 그 누구에 의견보다 내 페이스에 맞게 진행하는 게 가장 옳다고 생각한다.

글 앞에서 언급했던 내가 유일하게 활동(?) 중인 카페에 가끔 글을 보다 보면 이런 이런 경우인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는 질문들이 굉장히 많이 올라온다.

내가 그런 글에는 댓글을 잘 쓰지 않는 이유.

잘 생각해 보면 결국 그 글을 쓰기 시작할 때부터 내가 고려하고 있는 최선에 선택과, 내가 들었으면 하는 대답을 이미 정하고 물어본다고 생각한다.

내 스스로 이미 결정했지만 그 의견이 틀리지 않았음을 다른 사람에게 확인받고 싶은 것 아닐까?

그런데 다른 사람들에 의견을 참고해 만약 결정했다 해도 그 결정에 대한 책임은 결국 내가 져야 한다. 댓글 써주던 사람들 아무도 책임져주지 않는다. 지나간 시간도 돈도 나의 경력도.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기 전에 어떤 페이스로 가야 내가 스스로 스트레스 관리 잘 해가며 해낼 수 있을지 생각하는 게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결국 스트레스 관리에 실패하면 좋은 의도로 시작했던 미국 간호사 준비 과정 자체가 엄청난 스트레스가 되어버리고, 그렇게 준비해서 미국에서 일하다 너무 힘들거나 미국 간호사에 대한 회의감 또는 슬럼프가 올 경우 또다시 내가 이러려고 그렇게 스트레스받았나 하는 악순환의 연속이 될 것이기에.

스스로 내려야 할 결정과 그에 따르는 책임감 그리고 그 책임감에서 오는 스트레스 관리는 아주 중요하다.

 

내 글을 포함해 다른 사람들이 조언해 주는 모든 글들이 나의 상황과 100% 일치할 수 없다.

누군가는 생활비를 위해 직장을 유지해야만 하고, 누군가는 부모님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누군가는 돈 걱정할 필요 없고 등등 개개인에 상황이 모두 다르고, 살아가며 중요시 여기는 삶의 우선순위도 모두 다르기에 나에게 100% 맞는 조언은 존재하지 않는다.

긍정적인 조언과 경험은 받아들이고 참고정도만 하고, 내 인생에 대한 선택은 나 스스로 해가며 살자!!

 

최근 책에서 읽은 내용을 메모해뒀었는데 이 글에 내용과 맞는 것 같아 공유!!

사람은 누구든지 자신의 삶을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방식이 최선이어서가 아니라, 자기 방식대로 사는 길이기 때문에 바람직한 것이다.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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