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탕 미국간호사로 살아남기

내가 미국 간호사 된 것을 후회한 적

얌얌외노자 2022. 6. 19. 12:54

 

이 얘기는 하다 보면 단점이랑 연결되지 않을까 싶지만, 준비하시는 분들 말고 그 과정을 다 겪어온 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 같아 써보기로 했다.

참고사항)) 난 원래 잡생각이 많다. 그런데 미국 와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니 당연히 생각하는 시간이 더 많아지고 나의 측근은 나에게 말하길 '거의 철학자 수준으로 생각하는데??'라고도 한 적이 있으니 가볍게 읽어주시길!

미국과 미국 간호사

나도 참 오고 싶어 하던 곳이고, 하고 싶어 하던 것인데 사람이 참 간사한 게 원하던 바를 이루고 나면 감사함과 내가 얼마나 원했었는지 잊게 되는 것 같다.

내가 얼마나 절실했나를 잊게 되면 귀신같이 찾아오는 슬럼프 ㅋㅋㅋㅋ

나는 미국에 온 후 가족들과 주위에 소중한 사람들과 떨어져 지내는 게 가장 힘들었고, 지금도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나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

사람마다 각자의 삶의 구성요소(?)는 여러 가지고, 그 속에서 내 삶에 우선순위가 사람마다 다르지 않나.

그중에서도 내 우선순위는 가족, 친구, 직업적 만족도, 여행 등등인 것 같다.

삶은 공평하다, 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나 보다.

한국에서는 가족과 친구가 있었지만 직업적 만족도와 여행을 가질 수 없었고, 미국에 오니 그 반대 상황이다.

그러니 내 삶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더 생각하게 되고 파악해가는 중이다 여전히.

​나를 후회하게 만드는 것들

그 와중에 내가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는 이유들.

나는 원래 미국에 올 때부터 아예 내 터전을 미국으로 옮길 생각도 없었고, 간호사도 평생 할 직업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왔다.

그래서인지 한국에 돌아가면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는 그만할 생각이다.

그래서 되려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을 자주 하는 것 같다. 간호사 그만하고 싶어서 ㅋㅋㅋ

만약 난 죽어도 간호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면, 한국으로 돌아가는 옵션은 없었을 듯하다.

간호사로 계속 돈 벌어먹고 살려면 한국병원으로는 절대 못 돌아갈 테니까.

한국에 돌아가도 뭘 하고 살지는 모르겠다! 뭔들 못하겠나.

미국 땅 와서 혼자 자리 잡고, 차도 사고, 남의 나라 언어로 돈 벌어먹고 살았는데.

다른 또 하나 이유, 내 생각과 너무나 달랐던 미국.

내가 생각했던 미국은 실제로 미국에 '점'에 불과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과장하자면 사기당한 것 같다.

한국에서 바라보는 미국은 선진국, 뭐든지 앞서 나가고, 의학 분야에서도 항상 미국 학회, 미국 저널 등등을 많이 참고하니까.

근데 오고 나니 같은 미국인가?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땅덩어리가 너무 크다 보니 도시마다 격차도 너무 심하고 그만큼 사람들의 교육 수준도 너무 달랐다.

기본적으로 통용되는 상식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았고(다양성에 문제인지 교육 수준에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두 개 다인 것 같다), 자유라는 이름 하에 무책임이 만연했다.

대도시에 가면 내가 알던 미국이 존재하지만 그런 곳은 극히 일부였다.

그러니 한국에서 내가 생각하고 봐 왔던 미국은 '빙산의 일각'

가끔은 내가 이런 곳에 오려고 그런 많은 돈을 들이고 시간을 들였나?라는 생각들을 할 때가 종종 있다.

근데 사람이 스트레스 받으면 장점보다 싫은 것들에 더 초점을 맞추니,, 슬럼프가 올 때면 이 두 개가 가장 날 괴롭힌다.

향수병과 사기당한 기분ㅋㅋㅋㅋ

이제는 몇 번 반복되니 이게 슬럼프인 줄 알지만 그때마다 마인드 컨트롤하기가 여전히 쉽지 않다.

그래도 이러한 단점들을 커버할 만한 장점들이 있기에 아직은 미국에 있지 않나 싶다.

 

결론 - 그래서 미국 간호사 하지 말라고?

나는 원래 안 해보고 후회하는 것보다 하고 나서 후회하자는 주의다.

미국 간호사를 하겠다고 결심하고 나서 많은 시간과 돈과 노력을 쏟고 지금은 미국에 와 있는 이 순간,

한국으로 언젠가는 돌아갈 생각을 하고 있어도 난 내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미국 생활이 만족스러워서라기보다는 어찌 되었던 미국 간호사라는 타이틀이 나에게 맞는지 스스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기에.

해보지 않았으면 아직도 미국 간호사가 마음 한 곳에 불편하게 남아있겠지.

누군가 시작할까 말까 고민하고 있다면 그냥 시도해 보라고 하고 싶다.

미국 간호사가 된다고 미국에 정착하고 여기서 평생 살 필요 없고, 경험한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미국에 와서 간호사로 일해보고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그 누구도 실패했다고 손가락질하지 않을 테니, 더 많은 경험과 경력을 가지고 돌아가니 나에게는 오히려 득이 되겠지.

나는 해보고 싶었던 것 해봤기에 아 이제 됐다! 싶을 때가 오면 미련 없이 한국으로 갈 거다.

이제는 한국으로 돌아가도 미국에서 지냈던 시간과 경험으로 한국 생활도 더 행복하게 만족하며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반응형